송사(宋词)/晏几道

六幺令·绿阴春尽(육요령, 봄이 끝날 무렵)

charmingryu 2021. 11. 17. 23:02
绿阴春尽,飞絮绕香阁。晚来翠眉宫样,巧把远山学。一寸狂心未说,已向横波觉。画帘遮匝,新翻曲妙,暗许闲人带偷掐。
前度书多隐语,意浅愁难答。昨夜诗有回文,韵险还慵押。都待笙歌散了,记取来时霎。不消红蜡,闲云归后,月在庭花旧栏角。

 

봄이 끝나갈 무렵 녹음 우거지고 
버들 솜은 규방을 감싸고 흩날리네.
저녁이 되어 눈썹을 그리니
궁전에서 유행하는 원산학(远山学)*이라.
춘심(春心)이 동하여 요동하니 무슨 말을 하랴
곁눈질 하면서 찾던 중에 그이를 보았네.
채색 휘장에 갇혀
새로 타 보는 곡 음절이 절묘하니
남몰래 듣고 슬그머니 배우러 오면 좋으련만 

 

지난번 받은 편지의 함축적인 표현들
뜻은 명백하나 답장을 어떻게 쓸지 고민이네.
어젯밤에 보내온 시에 담긴 회문(回文)
험운(险韵)*이라 쉽사리 운을 달 수 없구나.
"생황 반주로 노래 부르다 모두 흩어지면
그때 잠깐 들르는 것을 잊지 마세요.
붉은 촛대는 들고 올 필요 없답니다.
한가하게 떠도는 구름 걷히고 나면
달빛이 정원 낡은 울타리 모퉁이를 비출 테니까요."  
 
1) 멀리 청산처럼 그리는 눈썹 화장.
2) 한시를 지을 때 운목()의 글자가 적어서 운을 달기에 어려운 운.
 
 
▶ 이 사는 매우 세밀하면서도 완곡하게 가녀와 연인 사이의 약속을 묘사. 여주인공의 심리적 변화를 통해 작가 자신의 가녀에 대한 진실하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함. 
육요령은 당나라 때 비파곡 이름이었고 이후 사의 곡조로 이용됨. 요(幺)는 미세하면서도 빠른 박자의 이름인데 요 성조가 6자인 데서 곡조 명이 유래. 유영이 사를 처음 쓰고 안기도가 대표작을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