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半乐·冻云黯淡天气(야반락, 짙은 구름 하늘을 가려)
冻云黯淡天气,扁舟一叶,乘兴离江渚。渡万壑千岩,越溪深处。怒涛渐息,樵风乍起,更闻商旅相呼;片帆高举。泛画鹢、翩翩过南浦。
望中酒旆闪闪,一簇烟村,数行霜树。残日下、渔人鸣榔归去。败荷零落,衰柳掩映,岸边两两三三、浣纱游女。避行客、含羞笑相语。
到此因念,绣阁轻抛,浪萍难驻。叹后约、丁宁竟何据!惨离怀、空恨岁晚归期阻。凝泪眼、杳杳神京路,断鸿声远长天暮。
짙은 구름이 하늘을 가린 추운 겨울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신이 나서 강변을 작별하였네.
일만 봉우리 일천 골짜기를 지나
월(越)나라 계곡 깊숙한 곳에 다다랐네.
사나운 파도 차츰 잦아들더니
홀연 산에서 순풍이 불어오고
장사치들 서로 부르는 소리 더욱 커지는데
한 조각 돛을 높이 올리고
익조(鹢鸟)* 그림 배는
남쪽 포구를 훨훨 지나간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 술집 깃발 펄럭이고
밥 짓는 연기로 뒤덮인 마을은
나무마다 서리꽃이 피어 있네.
석양이 남은 빛을 비추는 강에서는
어부들이 막대기를 두드리며(鸣榔)* 집으로 돌아간다.
시들은 연잎 여기저기 떨어져 있고
앙상한 버들가지 숨었다 보였다 하는 강변에는
삼삼오오
빨래하는 농촌 처녀들이
나그네 몰래
수줍은 듯 웃으며 서로 이야기하네.
저들을 보니 저절로 떠오르네
너무나도 쉽게 헤어진 그녀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는 부평초 인생.
다시 만나자던 그 날의 약속 한탄스러워라
돌아와달라던 신신당부 어이 지키나
이별의 심정 참담하다
나이 들어 돌아갈 기약없음 탄식하면 무엇하랴.
눈물 가득한 눈동자
멀리 서울쪽을 바라보니
외로운 기러기 울음소리 저녁 하늘에 울려퍼진다.
* 익조는 폭풍우 속에서도 거침없이 날아 오르는 전설상의 물새로, 익조의 그림을 그린 배에는 행운이 따른다고 믿었음.
* 어부들이 긴 막대기로 배 측면을 두드려 물고기를 그물로 몰아 넣기도 하고, 박자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도 함. 여기서는 막대기 두드리는 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노래하면서 귀가하는 풍경을 서술.
당 중종 경룡 3년(中宗景龙, 709년) 12월 15일 현종이 태자일 때 루저우(潞州)를 통해 서울로 들어가 한밤중에 군사를 일으켜 중종의 위(韦) 황후와 안락(安乐) 공주를 주살한 후, '야반락(夜半乐)'과 '환경락(还京乐)' 두 곡을 지어 부르게 함. 유영은 음률에 조예가 깊어 옛 곡조를 이용하여 새 노래로 만듦. 전편 15구 5측운, 중편 9구 4측운, 후편 7구 5측운, 총 144자로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