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诗)/唐诗 王昌龄

长信秋词(장신궁의 가을)

charmingryu 2021. 6. 28. 06:28

其一

 

金井梧桐秋叶黄,珠帘不卷夜来霜。

熏笼玉枕无颜色,卧听南宫清漏长。

 

궁전 우물가 오동잎이 가을을 맞아 누렇게 변하면

주렴을 걷지 않고도 밤중 서리 내린 것을 느낄 수 있네.

훈롱(熏笼)*과 옥 배게, 갈수록 초췌해지는 얼굴색

조용히 누워 밤새 남궁(南宫)*의 물시계 소리 듣는구나.

 

* 훈롱(熏笼) : 향로에 씌우는 바구니 모양의 덮게. 난방용으로 사용.

* 남궁(南宫):황제의 침궁.

 

其二

 

高殿秋砧响夜阑,霜深犹忆御衣寒。

银灯青琐裁缝歇,还向金城明主看。

 

가을을 맞은 높은 궁궐, 밤새 들려 오는 다듬이 소리

하얗게 내린 서리에 차가운 어의(御衣)가 떠오르네. 

청쇄(青琐)*안 은등 아래, 바느질 하던 것을 멈추고

눈길을 돌려 영명하신 황제 계신 궁전을 바라보네.

 

* 청쇄(青琐):황궁 창틀의 청색 꽃무늬 장식.

 

其三

 

奉帚平明金殿开,暂将团扇共徘徊。

玉颜不及寒鸦色,犹带昭阳日影来。

 

날이 새면 비를 들고 궁전을 쓸고

심심하면 둥근 부채를 들고 이리저리 거닐었네.

옥같은 얼굴이  겨울 까마귀*의 자태를 이기지 못하니

소양전(昭阳殿)*에 해그림자를 안고 날아듬이라. 

 

* 옥같은 얼굴(玉颜):반첩여(班婕妤)를 비유.

  겨울 까마귀(寒鸦):교활하고 악랄함의 상징. 조비연(赵飞燕) 자매의 비유.

* 소양전(昭阳殿):조비연 자매와 한 성제(汉成帝)가 같이 거주하던 침궁.

 

其四

 

真成薄命久寻思,梦见君王觉后疑。

火照西宫知夜饮,分明复道奉恩时。

 

기구한 운명을 당하여 노심초사를 거듭하다 

꿈에서 황제를 만났으나 정신이 든 뒤 혹시나 하여

등불 비치는 서궁(西宫)*을 보니 밤 늦도록 잔치일세.

은총을 받들었던 누각 사이 통로가 눈에 선하구나.

 

* 서궁(西宫):황제가 주연상을 열던 장소.

 

其五

 

长信宫中秋月明,昭阳殿下捣衣声。

白露堂中细草迹,红罗帐里不胜情。

 

가을 달이 장신궁을 밝게 비출 때

소양전에서는 다듬이 질 소리 울려 퍼지네.

백로당(白露堂)* 안에는 잡초만 무성한데

붉은 비단휘장 안에서는 참을 수 없는 연정일세.

 

* 백로당(白露堂):은총을 잃은 비빈이나 궁녀들이 거주하던 장소.

 

 

왕창령은 두차례의 좌천을 겪는데 이 시는 현종 천보(天宝) 연간(742~756) 두번째 좌천 직전에 쓴 것으로 추정.  장신궁은 한나라 때의 궁전, 반첩여(班婕妤)가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조비연(赵飞燕)의 질투와 모함에 밀려 스스로 장신궁으로 물러나 태후 섬기기를 구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