无题二首(무제 이수)
其一
凤尾香罗薄几重,碧文圆顶夜深缝。
扇裁月魄羞难掩,车走雷声语未通。
曾是寂寥金烬暗,断无消息石榴红。
斑骓只系垂杨岸,何处西南任好风?
봉황꼬리 수 놓은 향내 비단, 몇겹으로 짠걸까
청록무늬 모기장 꼭지를 밤 늦도록 바느질일세.
부끄러움에 보름달 같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수레소리 울릴 때까지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었네.
잠 못 이루는 밤, 어두운 방에 촛불은 재만 남기고
소식은 감감한데 석류꽃은 새빨갛게 물들었습니다.
당신은 지금쯤 강 기슭 버드나무에 말을 매고 있겠죠
서남쪽이 어디런가, 바람아 나를 데려가 다오*.
* 조식(曹植)의 칠애시(七哀诗) 중 “서남풍에게 바라노니, 나를 님의 품안으로 데려가다오(愿为西南风,长逝入君怀)”에서 인용.
其二
重帷深下莫愁堂,卧后清宵细细长。
神女生涯原是梦,小姑居处本无郎。
风波不信菱枝弱,月露谁教桂叶香?
直道相思了无益,未妨惆怅是清狂。
겹겹 휘장에 감추인 막추(莫愁)*의 규방
잠자리에 든 그녀, 느릿느릿 적막한 밤은 왜 이렇게 긴걸까
신녀(神女)*의 삶은 원래 한바탕 꿈이었음은
소고(小姑)*가 지냈던 곳에 본시 낭군이 없었음이라.
거친 비바람 할퀴니 연약한 마름줄기를 어찌 믿으며
누가 달빛 아래 계수 잎을 두어 향내 퍼지게 하였는가?
그리워 한들 아무 소용없음 절실이 깨달았으니
평생 애태우며 사는 것은 정말 미친 짓일세.
* 막추(莫愁):옛 악부에 나오는 여인으로 가요에 능하였으며 소녀를 이르는 말이 됨.
* 신녀(神女):송옥(宋玉)의 가오탕부서(高唐赋序)에 나오는 우산(巫山)의 신녀. 초양왕과의 하룻밤 뒤 헤어지며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지나가는 비가 되어 당신을 만나겠다."라고 함.
* 소고(小姑):남조(南朝)의 악부 청계소고곡(青溪小姑曲)에 나오는 여인. "문을 열면 하얀 물줄기, 근처에는 다리가 있고, 소고는 낭군없이 홀로 지내는구나(开门白水,侧近桥梁。小姑所居,独处无郎)"에서 인용.
한 여인이 깊은 밤 옛날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실연의 아픔과 만날 기약없는 괴로움을 토로. 따라서 시인의 심리상태를 주제로 하여 그가 처한 상황과 연인과의 밀회를 혹은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