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诗)/唐诗 李商隐

筹笔驿(초우비역)*

charmingryu 2021. 4. 7. 06:20

猿鸟犹疑畏简书,风云常为护储胥。

徒令上将挥神笔,终见降王走传车。

管乐有才原不忝,关张无命欲何如?

他年锦里经祠庙,梁父吟成恨有余。

 

원숭이와 새들도 추상같은 군령에 놀라 조심스렵고

언제나 바람과 구름이 군영 울타리를 지켰었네.

상장군의 신묘한 전략과 방책도 무용지물이라

항복한 임금의 역참수레* 탄 꼴을 보고야 말았으니 

관중(管仲)과 악의(乐毅)*의 재능이 무색하였거늘

관우 장비 모두 죽고 없으니 그인들 어떡하랴

왕년에 진청(锦城)을 지날 때 무후사(武侯祠)에 알현하며

양부음(梁父吟)*을 불러 천하대업 이루지 못함 위로하였네.

 

* 초우비역(筹笔驿):옛 터가 지금의 쓰촨성 광위안(广元)의 북쪽에 있었음. 제갈량이 출정할 때 항상 여기에 군대를 주둔하며 작전을 수립함.

* 역참수레(传车):263년(魏元帝景元四年) 등애(邓艾)의 군대가 촉을 정벌하자 후주 유선(刘禅)이 항복하고 초우비역을 지나 동쪽 뤄양으로 끌려 감.  어가를 타지 못하고 역참 전용수레를 타고 갔음을 의미.

* 관중(管):춘추시대 제나라의 재상으로 환공(桓公)을 도와 패업을 이룸.

  악의(乐毅) : 전국시대 연나라의 장군으로 강대국 제나라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둠.

* 양부음(梁父吟): 제갈량이 농사를 지으면서 즐겨 부르던 고악부(古乐府)에 있는 만가(挽歌). 제갈량은 이 시를 읊음으로 세상을 구하려는 포부를 이루지 못함을 스스로 위로함.

 

 

855년(宣宗大中九年) 시인이 신저우(梓州)에서의 임기를 마치고 유중영(柳仲郢)과 함께 장안으로 돌아갈 때 초우비역을 지나면서 이 시로 제갈량을 애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