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송사 周密

花犯·水仙花(화범, 수선화)

charmingryu 2018. 7. 6. 09:01
楚江湄,湘娥乍见,无言洒清泪。淡然春意。空独倚东风,芳思谁寄。凌波路冷秋无际,香云随步起。谩记得、汉宫仙掌,亭亭明月底。

冰弦写怨更多情,骚人恨,枉赋芳兰幽芷。春思远,谁叹赏、国香风味。相将共、岁寒伴侣,小窗净、沉烟熏翠袂。幽梦觉,涓涓清露,一枝灯影里。

 

초강(楚江)* 기슭에서
문득 본 상아(湘娥)*
말없이 맑은 눈물만 흘렸지.
담담한 마음 춘정
동풍에 의지하여 공연히 홀로 서서
어여쁜 마음을 누구에게 보내려는가
사뿐히 걷는 걸음 가을날 쓸쓸함 끝없고
걸음마다 피어오르는 향기품 은 안개.
기억해서 무엇하랴
한(汉)나라 궁전 금동선인(金铜仙人)
밝은 달 아래 우뚝 서 있었던 일을*
 
애달픈 비파 소리 더욱 서러워
소인(骚人)*이 원망스럽구나
그윽한 난초와 지초만 노래하였네.
봄 정취 멀었거늘 
지극한 향기 품은 꽃의 풍미를
누가 제대로 느끼려나
그녀와 함께 하여
추운 겨울 반려가 되리니
정결한 작은 창에 두고
침향목 피워 푸른 소매 감싸리라.
깊은 꿈에서 깨면
맑은 이슬 하염없이 흐르고
가지 하나 등잔불 아래 비치겠지.
 
1. 샹강(湘江)을 가리킴. 원래 초나라 땅에 있었다고 하여 초강이라 부름.
2. 샹강의 여신, 순(舜) 임금의 둘째비 아황(娥皇)이 샹강에 빠져 죽어 여신이 되었다고 하며 수선화를 상징.
3. 한 무제 유철(刘彻)이 건장궁(建章宫) 앞에 신명대(神明台)를 만들고 구리 기둥을 세운 뒤 그 위에 이슬그릇을 들고 감로를 모으는 금동선인(金铜仙人)을 만듦. 수선화가 이슬 머금은 모습을 보고 금동선인을 연상함.
4. 굴원(屈原)을 가리킴. '이소(离骚)'에서 난초와 지초의 향기를 찬미하고 수선화는 빠트림.
 
 
▶ 남송 말기 간신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국운은 날로 쇠약해져 가는 상황에서 작가는 현실도피적인 생각으로 수선화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스스로를 위안하며 이 사를 씀. 상아에 수선화를 빗대어 고결한 품성을 극적으로 표출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