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宋词 姜夔

暗香·旧时月色(암향, 그 시절 달빛)

charmingryu 2017. 12. 5. 09:02
辛亥之冬,余载雪石湖。止既月,授简索句,且征新声,作此两曲,石湖把玩不已,使二妓肆习之,音节谐婉,乃名之曰《暗香》、《疏影》
 
旧时月色,算几番照我,梅边吹笛。唤起玉人,不管清寒与攀摘。何逊而今渐老,都忘却春风词笔。但怪得竹外疏花,香冷入瑶席。
江国,正寂寂,叹寄与路遥,夜雪初积。翠尊易泣,红萼无言耿相忆。长记曾携手处,千树压、西湖寒碧。又片片、吹尽也,几时见得?
 
신해년(辛亥年) 겨울, 나는 눈을 무릅쓰고 스후(石湖)를 찾았다. 한 달을 머물렀는데 석호거사가 종이를 주면서 새로운 노래를 만들 것을 독촉하였다. 그래서 이 두 수를 지었고 석호거사가 반복해서 감상하는 것을 멈추지 않더니 악공과 가기를 연습시켜 연주하게 하였는데 음절이 매우 조화로웠다. 이에 각각 '암향(暗香)'과 '소영(疏影)'이라고 이름하였다.
 
매화 옆에서 피리 불 때마다
휘영청 달빛
몇 번씩이고 나를 비춰 주었지.
아름다운 그녀 생각나는구나
쌀쌀한 날씨 상관 않고 같이 가지를 꺾었네.
이제 하손(何逊)*처럼 점점 늙는걸까
봄바람 같던 문장력
모두 잃어버렸네.
괴이하여라
대나무숲 너머 몇 송이 남지 않은 매화로부터
서늘한 향기 나 앉은 곳으로 퍼져 오네.
 
강남 물의 마을
정말 고요하구나
매화 가지 보내고프나 아득히 먼 길 원망스럽거늘
밤새 눈이 내려 쌓여 버렸네.
녹색 술잔 드니 눈물이 쉬 흐르고.
말 없는 붉은 꽃잎 그리움만 더하네.
같이 손잡았던 곳 아직도 생생하니
천 그루 나무 뒤덮었고
서호(西湖)는 차갑고 푸르렀지.
한 잎 한 잎 남김없이 떨어졌으리니
언제 또 볼 수 있으려나

 

1)  남조(南朝) 때 양(梁)나라의 시인. 양쩌우에 부임했을 때 관사에 매화가 많았음. 하손에 자신을 비추어서  점점 노쇠해지면서 매화 감상 욕구도 감퇴함을 노래.

 

 

▶  1191년(광종 소희 2년) 겨울 강기가 쑤저우의 스후(石湖)에 있는 범성대(范成大)를 방문하여 1개월여 지내며 지음. 나라를 염려하는 마음과 개인적인 불행을 매화 풍경에 비유하여 표현.